완도군청

제 고향은 완도군 약산면입니다.
저는 지금 거제에서 신혼생활을 하고있지만,
부모님과 남동생에 삶의 터전은 약산입니다.
어깨 수술로 인해 쇼크까지 왔던 아버님은 이제 건강에 안정을 찾았고,
삶에 갈피를 못잡던 남동생은 뚜렷한 목표가 생겼고,
평생 일에 묻혀 사시는 어머님은 내년까지만 광어양식을 하시겠노라고
약속을 하셨습니다.
그간 광어양식을 하며 매년 태풍에 시설들이 부서지고 혹시나 정전될까
고심하시며 제대로 된 가족 여행 한번을 못가셨습니다.
애지중지 키웠던 광어을 출하시키면 중간 상인만 이득보고 실상 부모님에게는
남는게 없었습니다.
고단했던 어머님에 삶을 알기에 양식 그만 한다는 말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년까지 키워야할 광어는 부모님에 노후였고 마지막 결실이였습니다.

9월 8일 저는 친구로부터 카톡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전라도에 적조가 왔다는데 약산이라고 저는 설마 설마하며
아버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아무일 없다는 괜찮다라는 말만 듣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퇴근하고 들어오는 남편은 아무래도 심각한것 같다며
다시 전화를 해보라고 해서 어머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머님은 고기가 적조로 다 폐사했고 며칠간 남동생과 고기를 살리기위해 모든
노력을 해보았고 이젠 미련도 없다며 하늘에서 고생 그만하라고
그러신거 같다며 담담하게 얘기하셨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찾아와서 정리 다했다시며 당신들이 헛사신건
아니라고 위안하셧습니다.


약산에 가서 가족을 만나고 돌아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서 입니다.
고기가 적조로 죽게되면 땅에 묻거나 다른곳으로 옮겨 처리해야하는데
자기 일처럼 오셔서 도움주셨다고 하셨습니다.
12만마리를 옮겨서 아침부터와서 끝까지 도와주신 약산면 정인호 면장님 ,
약산 청년회 여러분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노력해주신 신우철 군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부모님과 남동생의 상실감을 제가 상상할수도 없지만은
자기 일처럼 도와주신 여러분들 때문에 위안을 얻으셧습니다.
못난 딸로서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 .


추신
작년 태풍에 망가져버린 구조물때문에 보험도 거부당했습니다.
그로인해 보험 적용이 안되는 줄만 알았는데 적조 피해도 보상이 되는
재해 보험이 있다는걸 몰랐습니다 .
12만 마리가 폐사 했습니다.
거의 10억원에 가치가 있지만 국가에서 5000만원 이라도 나올지 미지수인상황입니다.
저에 가족처럼 이런이 일이 일어나지 않게 보험에 관해서도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