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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다시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작성일
2018-06-12
등록자
정다임
조회수
593
첨부파일(0)

늦게나마 이곳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고금도 백운산을 다녀와.......
2018년 2월 3일 토요일
고금도 백운산 등산로를 찾기 위해
완도에 계신 전라남도 등산연합회 서 인창위원장님께
미리 연락하여 나는 아침 일찍 붕붕카를 타고 고금도로 달렸다.

고금고등학교 정문에 차를 세우고 위원장님으로부터
완도군 등산연합회 회장님과 임원진
그리고 서울에서 특별히 오셨다는 한승국 작가님을 소개받고
완도 산아모 회장님이 열어 준 산길로 들어섰다.
동네 뒷산이 다 그러하듯잘 모셔진 조상들의 선영을 지나
숲으로 들어서면 나지막한 소나무와 키 작은 나무의 잔가지와
가시덩굴이 걸리적 거리는건
고금도의 작은 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는 이곳을 다녀간 뭇 산 꾼들이 남기고 간
희미한 흔적을 밟으며 발걸음 재촉했다.

10여분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니 푹신한 소나무 숲길로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바위에 설치된 철 계단을 밟고 능선에 올라서자
고금도가 한눈에 조망되는 장군바위에 도착했다.
올망졸망 바다위에 떠 있는 섬 사이로 햇살이 내려앉은 바다는
마치 은빛물결 호수 같았다.
장군바위에는 이 지역 주민들의 운동코스로
가로등과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장군바위에서 좌측 길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그곳에는 산행지도와 방향안내판이 있었고
덕암산 체육공원이라고 쓰여 있었고
나는 그곳이 낯설지 않아 생각해보니
4년 전 이곳 백운산을 찾아 왔을 때
아무런 안내표지가 없어 이곳에서 덕암산만 다녀갔던 기억이 났다.

덕암산 체육공원에서 덕암산 정상까지는
예전에 없던 목재계단으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
끝없이 이어진 계단은 하늘과 연결되어 있는 듯 높아만 보였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어 덕암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은 사방을 막힘없이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였다.
바다위에 올망졸망 떠있는 신지도와 약산도
그리고 생일도와 이름 모를 작은 섬들이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내는 듯 아름다웠다.

갑자기 매서운 찬 공기가 시샘이라도 하듯 눈발이 날렸다.
그리고 추위는 우리의 온 몸을 덮쳤다.
자리를 깔고 앉았던 일행들이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반대쪽능선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모두가 완도군 산아모회장님의 뒤를 잽싸게 따라 붙었다.
평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산길에
부지런히 발놀림을 했다.
발밑에 느껴지는 푹신한 감촉이 참 좋다는 생각도 잠시
칼바람이 불어 제정신이 아닌 듯 허겁지겁 산길을 내려왔다.
전국이 한파주의보가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계속적인 완만한 내리막길에서
산아모 회장님은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사실 이곳 백운산에 등산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았는데
나의 연락을 받고 일주일전에
완도군 등산연합회회장님과 산아모 산악회 회장님
그리고 서 인창 심판위원장님과 회원들이
백운산 등산로 정비를 해 두었다는
말씀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일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감격의 눈물이 앞을 가렸다.
갑자기 주위가 확 트이고 잘 정리된 언덕에
안전 로-프로 길을 만들어 둔 곳이 발목을 잡는다.
이곳은 고금면에서 꽃길조성을 해 놓은 곳이란다.

겨울바람이 사납게 얼굴을 때리고 차가워진 몸뚱아리를 움직여
선명하게 일어서는 추억의 잔재들과 함께 ‘젊어지는 길’로 들어섰다.
산길은 신작로처럼 넓고 훤했다.
나는 겨울날의 차가운 바람에 떨고 있는
나뭇가지와 이파리들을 보며
현실 속 무게보다 더 무거운 한 숨을
백운산 산길에 하나씩 내려놓았다.

오전11시,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0분이 지났다.
일행 중 누군가 햇살이 비치는 따스한 곳에서
한 모금해야 한다며 자리를 폈다.
그리고 펼쳐 놓은 돗자리 위에 놓인 간식은
어느 집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았다.
김밥 그리고 누드김밥, 닭 도리탕 과 감태국,
고동 무침과 김치 등을 꺼내며서울에서 오신 손님이 말한다.
“막걸리는 참방참방해야 제 맛이져.”하며
흔들어야 맛있다고 막걸리 병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막걸리 한잔 할라우?”
“아따 이병에 들은 물이 더 만나당깨 이것 좀 드셔봐여.”
술잔에 눈이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술에다 눈을 담아 속을 태웠다.
산길에서 기우는 술잔의 맛은 자연과 정화되어
향기와 아름다움이 훈훈한 산길을 만들었다.

남을 생각하며 배려할 줄 아는 따스함으로,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준 산길에서
베풀어준 사랑은 꽁꽁 얼었던 추위도 녹아 버렸다.

가야할 길,
주어진 길,
살면서 받아들이며 가야할 또 다른 길,

현실은 바람처럼 강물처럼 흘러가야 하는 순간이다.
지난 주말에 나를 위해 꺾인 나뭇가지가 눈물을 그쳤다.
발갛게 익은 청미래 덩굴열매가 가지를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햇살은 세찬바람을 재우고 찬 공기만을 뿜어댔다.
이제 정상을 향해 가는 발걸음은 몇 미터 남지 않았다.
앞서 간 산아모 산악회 회장님이 걸음을 멈췄다.
모든 시간이 정지라도 된 듯.......
정상표지하나 없는 백운산정상에 도착한 것이다.

정상에는 삼각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것 아니겠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백운산이다.
정상은 숲에 쌓여 아쉽게도 조망은 없었지만
가슴에 밀려오는 감격스런 순간들이
마치 연민처럼 느껴져 오래토록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살면서 힘든 일도 있었고
아픔도 있었고
때로는 좌절도 있었지만
오늘 이처럼 따스한 사람들과 함께
길을 걸어간다면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모든 걸 이겨내고
향기 나는 사람으로 살아지리라.

어디선가 풍겨오는 낙엽향기가
온몸을 파고들었다.

끝으로 산을 사랑하고 봉사하며
애향심이 깊은 전라남도 완도군 등산연합회 회장님과
산아모 산악회회장님,
전라남도 등산연합회 서 인창 심판위원장님과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늦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이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전합니다.
산행 후 완도의 별미도 참 맛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광양에서 정 다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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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 : 202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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