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청

특별기고

김대중 기념관 건립돼야한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그리고 특히 북한과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한 업적을 기려 2000년 노벨평화상을 김대중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하였다」

우리에게 아직도 생생한 2000년 10월 13일은 한민족의 오랜 수난사와도 같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난과 역경으로 점철된 인생역정을 세계가 노벨상의 이름으로 보상해준 날이었다.

그 역사적인 순간을 많은 국민들이 TV를 통해 지켜보면서 기쁨과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노벨상 제정 100여년의 오랜 역사속에서 한민족 최초로 노벨상 중의 노벨상이라고 일컫는 노벨평화상 수상은 개인에게는 한없는 영광이요 국민에게는 민족적 자부심을 드높이는 쾌거였다.

지난 군사정권하에서 사형선고를 비롯하여 수차례의 죽을 고비를 겪었으며, 6년간의 옥고와 55차례의 가택연금, 그리고 오랜 망명생활 등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인동초와 같은 삶을 살아온 그였기에 노벨평화상의 가치는 한층 빛나보였다.

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던 날, 김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군 부군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전해온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대통령의 생가인 하의도에「노벨평화공원」을 조성하여 그곳에 김대중 기념관도 짓고 공원도 만들어 민주주의의 성지로 가꾸어 나간다는 구상을 하였으나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서 재임 기간중에 건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하여 유보한 적이 있었다.

또, 목포 부시장으로 재직시에는 목포 하당광장 이름을 공모하면서 김 대통령의 업적과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념하기 위하여「평화광장」으로 명명할 것을 제안하여 현재 평화광장으로 불리워지고 있다.

하의도에 노벨평화공원조성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 것은 지금도 생각해보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새로 취임한 박준영 도지사께서 밝힌 대로 \"한국 민주주의의 산 역사인 김대중 기념관을 설립하고 전남을 5.18 광주 국립묘지와 더불어 세계 민주주의의 상징적 메카로 만들겠다\"는 굳건한 추진 의지를 보면서, 필자는 감회가 새롭고 설레이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 만시지탄이긴 하지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이제 도지사가 이 일을 추진하기 위해 나섰다.

도민이 뜻을 모으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할 때다.

국민의 의지로 성금을 모금하고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어야 한다.

건립 장소는 생가가 될 수도 있고 정치적 고향인 목포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신도청 소재지인 남악 신도시에 건립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우선 신도청 소재지에「노벨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연차적으로 평화광장안에「기념관」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일관성 있는 추진을 위해서 기념사업회 발족도 필요하다고 본다.

강원도 인제군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기념공원과 기념관을 건립하여 관광자원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물며 호남을 상징하고 그의 생가가 있는, 진정한 정치적 고향이며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우리 전남이 기념관 건립을 뒤로 미루고 소홀히 한다면 우리 스스로 민주주의 성지임을 포기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지금 시작하자. 김대중 기념관 건립을 위해 지혜를 모으자.

대통령으로서 재임시 공과를 차치하더라도 그가 걸어온 고난의 세월이 바로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이고, 그가 살아온 한 평생이 인권신장을 위한 헌신의 길이였으며, 55년 분단과 대립의 역사를 평화와 화해의 시대로 바꾸지 않았던가.

노벨평화공원조성과 김대중 기념관을 전남의 경쟁력있는 관광자원으로 만들자. 자라나는 후세들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이를 계기로 지역발전에 보탬에 되도록 하자.

김대중 기념관 건립은 우리 전남을 인권운동의 성지요, 민주주의 메카로 기억되게 할 것이다.

이제 전 도민이 나서야 할 때다.


완도군수 김 종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