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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삼선기의 종합적 고찰 -올레포트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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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삼선기의 종합적 고찰

<삼선기>의 종합적 고찰

1. 머리말

<삼선기>는 김기동에 의해 처음 소개된1) 활자본 고전소설로서, 그 짜임새가 치밀할 뿐만 아니라, 가치관의 전환기를 살고 있는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삶의 자세를 정면으로 문제삼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아직 별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2) 결과적으로 작품의 의미 또한 충분히 해명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지금까지 이 작품에 대한 논의는 작품의 풍자 대상 및 망실(亡失)된 판소리 <가짜신선타령>과의 관계 등을 주된 논점으로 하여 진행되어 왔다.
김기동은 이 작품이 조선시대 양반들의 호색성을 풍자한 것으로 보고,3) 이 작품이 바로 <가짜신선타령>이거나 그 모방작일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하여4)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석래는 작품 자체의 분석을 통하여 이 작품이 풍자하고 있는 것은 이조의 신분적 질곡과 봉건적 가치관이라고 고쳐 잡고, <가짜신선타령>과의 관계 역시 재고되어야 함을 밝혀냄으로써5) 논의를 한 걸음 더 진전시켰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들 논의들은 몇몇 특정 삽화들에만 관심을 편중시킴으로써, 작품의 총체적 의미를 해명하는 데에는 다소 소홀했던 감이 없지 않았다.
즉, 작품의 의미를 삽화 단위로 해체만 했을 뿐,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하나의 전체로 재구성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본고는 기존 논의들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조망 분석함으로써, 각 부분들의 유기적 결합에 의하여 창출되는 총체적 의미는 무엇이며, 그 저변에는 어떠한 작자의식이 깔려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 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이 작품과 종종 함께 거론되고 있는 <배비장전> <오유란전> <종옥전>6) 등과 이 작품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이 작품의 소설사적 위치도 아울러 규명해 보고자 한다.
그렇게 될 때 이 작품의 의미가 한층 입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검토할 자료는 이문당판 <삼션긔>7)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것이 유일본이기 때문이다.

2. 프롤로그 검토

<삼선기>는 본격적인 스토리의 전개에 앞서 작중의 사건과는 무관한 오릉 중자의 고사(故事)를 프롤로그로 제시하고 있어, 다른 고전소설에서 보기 힘든 구성상의 특이성을 보여 준다.
따라서 이 작품을 논함에 있어서는 우선 이 프롤로그를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작중의 사건 전개와는 무관한 고사를 작품 첫머리에 제시한 데에는 작자 나름대로의 어떤 뜻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의 논의들은 이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으며, 이는 작품의 심층적 의미를 파악하는 데 있어 하나의 한계 요인이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프롤로그로 제시된 이야기가 비록 작자의 창작이 아닌 고사의 차용이고,8) 그 분량 역시 얼마 되지는 않지만,9)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롤로그는 작품의 작자의식 및 주제를 강하게 암시해 주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작품의 이해가 그 만큼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럼 이 프롤로그를 통해 작자가 제시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프롤로그로 제시된 오릉 중자의 고사를 실제로 분석해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오릉 중자는 명문 집안의 후예로서 형이 만종(萬鍾)의 녹을 받고 있었지만, 세속의 번화하고 화려함이 싫어 오릉땅에 은거하여 곤궁하게 살았다.
자신은 짚신을 삼아 팔고, 아내는 길쌈을 하여 근근히 연명해 갔는데, 하루는 심한 비바람으로 길이 끊겨 추위와 배고픔으로 사경에 처하게 되었지만 도학자의 자세를 흐트리지 않았다.
하루는 본가에 돌아와 그 어머니가 주는 고기를 먹다가 그것이 형이 남에게서 받은 거위 고기라는 사실을 알고는 불의의 물건이라 하여 모두 토해 버렸다.

맹자가 그를 지렁이[蚓]라고 하였다.

위의 줄거리를 통해 볼 때, 중자(仲子)는 불의를 철저히 경계하면서 도덕군자의 삶을 추구했던 인물임이 분명히 드러난다.

그런데 이러한 중자의 삶에 대한 맹자의 평가가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맹자는 중자를 제(齊)나라의 큰 선비로 인정은 하면서도 그가 추구했던 것과 같은 삶은 지렁이에게나 가능한 것10)이라고 하여 비판적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실적으로 볼 때,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에게는 그러한 삶의 실현이 불가능하며, 오직 지렁이처럼 세상과 관계 없이 혼자 살아갈 수 있을 때에만 그러한 삶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중자의 자세가 비판받게 된 것은 현실을 무시한 채 관념적 가치규범에만 맹종하는 그의 결벽증 때문임이 드러난다.
그는 일상인으로서의 현실적 삶을 무조건 불의시하면서 박제화된 도덕규범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자의 사고가 경직된 것은 그가 도덕규범의 본질적 뜻을 깨닫지 못하고 본말을 혼동한 데에 그 근본 원인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는 ‘청렴’의 참뜻11)을 깨닫지 못함으로써 청렴과 빈한(貧寒)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빈한은 청렴한 생활에 수반될 수 있는 하나의 결과물일 뿐인데, 그는 이 둘을 하나로 보아 ‘빈한=청렴’ ‘부귀=불의’라는 그릇된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그가 부형의 부귀를 무조건 불의시하여 그들을 멀리 하면서 스스로 빈궁한 생활을 택하고 있음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빈천 그 자체가 무조건 미덕시될 수 없음과 마찬가지로, 부귀 그 자체 또한 무조건 불의시될 수 없다12)는 점을 고려할 때, 중자의 자세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다.
그는 일종의 결벽증 내지는 불의에 의한 피해망상증에 빠져 있는 셈이다.13) 그가 부귀는 물론 일상적인 인간의 삶 그 자체를 부정하면서, 고착된 관념적 가치규범에만 맹종하고 있음이 이를 분명히 해 준다.

이러한 현상은 도덕적 가치규범의 본질적 뜻을 망각하고, 그 표면적인 자구(字句)의 뜻만을 받아들인 데서 초래된 결과로서, 인간다운 삶의 실현을 위해 만들어진 도덕규범이 오히려 그러한 삶의 실현을 제약하는 역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도덕규범이 인간의 삶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인간의 삶이 도덕규범에 예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삶에 있어 인간 그 자체보다 더 본질적인 가치는 있을 수 없는 만큼, 인간의 현실적 삶을 부정하는 가치규범은 이미 그 존재 의의를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도덕적 가치규범이 진정한 존재 의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현실적 삶을 토대로 삼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의 변화에 대응해 갈 수 있는 자기 변용력을 갖추어야 한다.
도덕규범이란 것도 결국은 한 시대의 사회 문화적인 여건을 배경으로 마련된 것인 만큼, 사회가 변하면 규범 자체도 바뀌어야 하는 상대성을 지녀야 한다.
만약 도덕규범이 사회의 변화를 외면한 채 자기만의 정당성을 고집하게 되면, 그 규범은 차츰 현실과 괴리된 관념으로 화석화하여 인간의 사고와 감각을 규제하는 도그마로 변질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작자가 오릉 중자의 고사를 프롤로그로 제시한 것도 바로 이를 깨우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된다.

극빈한 삶에 자족하면서 오로지 도덕군자의 삶만을 추구하고 있는 중자의 삶을 숭고하게 묘사하기보다는 극히 희화적으로 그려냄으로써14) 중자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는 것이나, 중자에 대한 맹자의 평가 중에서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15) 등이 이를 말해 준다.
즉, 일상인으로서의 현실적 삶을 외면한 채 박제화된 관념적 가치규범에만 맹종… -올레포트자료



..... (중략)






제목 : [고전문학] 삼선기의 종합적 고찰 -올레포트자료
출처 : 올레포트 자료실



[문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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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목 : [고전문학] 삼선기의 종합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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