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유기농업을 보고 자신감을 갖다
- 작성일
- 201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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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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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진주 쿠바 우리나라 남한 면적보다 조금 큰 쿠바는 북미의 통로로서 전략적 요충지 섬나라이다.
16세기 초 스페인에 의해 정복된 이래 대규모 담배와 사탕수수 생산기지로 전락한 쿠바는 독립을 쟁취했지만 곧 미국계 바티스타 정권이 들어서고 미국 재벌들에 의해 경제가 장악되면서 국민생활은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58년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에 의한 사회주의혁명으로 쿠바인민공화국이 탄생하게 됐으며 미국의 경제봉쇄에도 불구하고 옛 소련 등 사회주의국가와 연대해 경제 재건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사회주의 붕괴 도미노에 따라 옛 소련에 의존했던 석유와 화학비료, 사료작물, 농약, 트랙터 등 당시 수입량의 80%가 끊어지게 된다.
이에 1992년 카스트로 정부는 '평화 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식량의 배급제를 강화하면서 유기농업을 중심으로 한 식량자급 계획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 주도로 유기농업연구소, 식물방제연구소, 양돈연구소 등 각종 연구소를 설립하고, 도시 공터에 유기농업을 집중 육성한 결과 초기 3년 동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농업생산량은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하고 1992년 당시 43%였던 식량자급률이 현재는 거의 90%대를 넘어서게 되었다.
쿠바는 현재 100만ha 농지에서 유기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전체 경지면적의 27%에 해당된다. 또한 연간 1500만t에 이르는 지렁이 분변토를 중심으로 한 유기질비료가 생산되고 있다.
쿠바 14개 주의 164개 모든 군에 유기농기술연구소가 있고, 이 연구소가 주축이 된 '유기농내셔널그룹'이 전국을 순회하며 유기농기술 지도를 하고 있다. 또 주마다 농업기술학교가 있는데 평균 약 1000ha의 대단위 규모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추진 결과 쿠바는 육류에서 채식 위주로 식생활이 바뀌었고, 병원 출입 환자수가 30%나 줄어들었으며 영아사망률은 미국보다도 낮아졌다고 한다.
쿠바는 이제 세계 친환경 지속가능 농업의 메카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미국 스탠퍼드대 조사단은 2002년 쿠바 유기농업의 성공을 확인하면서 보고서를 통해 '인류 미래의 위대한 희망'이라고 극찬했다.
이 보고서에는 그 비결이 전국가적인 치밀한 사전준비와 연구, 그리고 관련 사회경제 개혁을 동시에 추진한 데 있다고 진단했다. 그중에서도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연구ㆍ개발 방식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매우 크다.
쿠바는 유기농업을 하기위해 먼저 흙 살리기에 전념하였다. 음식물찌꺼기, 농산부산물, 가축분뇨를 이용한 지렁이퇴비 생산 등 지역순환 농업을 장려하고, 정부가 화학비료나 농약대신 유기질 퇴비를 무상으로 혹은 저렴하게 공급했다.
또 화학농법이 보편화되기 이전 4000~5000년간 조상 대대로 개발ㆍ이용해 오던 각종 친자연적 농업기술과 자재를 재 발굴하고, 이를 현대 과학기술에 접목시켰다.
새로 개발된 기술과 자재는 농민들의 시험재배를 통해 검증해 나가면서 기술을 축적하고 발전시켜 나가게 되었다. 이렇게 다져진 쿠바의 유기농업은 이제 세계의 모델이 되었다. 쿠바의 유기농업 성공사례는 지금 우리가 가고자 하는 친환경농업의 정책과 방향에 커다란 교훈과 희망을 준다.
쿠바가 유기농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 국가 재정위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대안이었다면 우리는 안전한 농산물을 요구하는 웰빙시대와 함께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출발선상은 다르지만 지향하는 목표점은 비슷하다.
그동안 우리는 꾸준한 노력으로 유기농자재를 개발하고, 품목별 재배기술에 대한 메뉴얼도 만들었다. 또 이미 무농약 수준에 접근한 농가들만도 10만여 농가에 이른다. 쿠바와는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여건에서 출발하고 있다.
우리는 쿠바 유기농업이 던지는 교훈을 거울삼아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농가들이 자신감을 갖고 유기농업을 실천해야 한다.
우리는 2004년부터 친환경농업을 역점시책으로 도입하여 유기농자재를 개발하고, 유기농법을 메뉴얼화해 ▶저농약▶무농약▶유기농으로 단계적 진입을 할 수 있는 체계를 이미 갖추었다.
또 초기 실패에 대비하여 '친환경농업직불제'와 '유기농종합보험' 등 안전망도 구축하였다. 지금 바로 실천하여 '유기농 생태전남 실현'의 길로 가는 디딤돌을 놓자. 둘째, 쿠바의 농업연구소와 같이 농업기술센터 등 지도기관의 기술교육이 원스톱 서비스차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 방법은 집중적, 체계적, 지속적, 반복적으로 농가의 눈높이에 맞춰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셋째 정부는 유기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정보를 다각적으로 홍보해 주어야 한다. 모양과 빛깔보다는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어야 한다. '벌레 먹고 못생겨도 건강에는 이로워요'라고, 쿠바사람들은 말한다.
'담배를 피우면 몸에 해로운 줄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위해 담배 갑에 경고문을 표시하듯 경고문을 표시해야 한다'고…. 유기농업 확대를 위해서는 농업인의 자신감과 농업기술지도 공직자의 열정, 그리고 사명감을 갖고 임할 때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